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1.5%로 인하

호주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제고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으로 2일 기준금리를 1.5%의 사상 최저수준으로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지난 5월에도 3월 분기 소비자물가지수가 목표치에 크게 미달되면서 기준금리를 1.75%로 낮춘 바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통계청의 6월 분기 인플레율은 소비자물가가 지난 1년 동안 불과 1% 상승에 그쳤으며 중앙은행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율도 목표범위인 연간 2-3%를 상당히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통계청 발표 후 시장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대략 50-50으로 예상했으나 금리인하 확률은 점차 높아져 75%에 달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도 비슷해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25명 중 20명이 금리인하를 점쳤다.

이는 호주달러화가 금리인하 발표 직후 1달러당 미화 0.5센트 정도 하락했다가 금리인하 전과 거의 같은 미화 75.25센트 수준으로 재빠르게 회복된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AMP 캐피탈 인베스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 씨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실망시켰다면 호주화가 반대방향으로 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또 다시 이번 금리인하에 발버둥 치고 아우성 치면서 끌려가지 않았나 싶다"면서 "인플레율이 너무 낮아 그들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호주화가 지금쯤 76-77센트가 됐을 위험이 있어 아마도 불가피하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인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융상품 비교 사이트 파인더가 조사한 분석가 41명 중 약 3분의 1은 추가 인하를 예측하는 가운데 특히 6명은 1% 또는 그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예측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JP모건의 샐리 올드 씨로, 그는 기준금리가 올해 1.5%를 유지한 뒤 2017년 상반기에 2차례 더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인더의 그레이엄 쿠크 씨는 소비자들이 거래은행으로부터 금리인하가 전폭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현행 주택융자를 재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균 표준변동금리인 4.93%로 30만불의 모기지를 안고 있는 사람이 금리인하폭인 0.25%포인트만큼 전폭 할인을 받는다면 상환액이 매달 거의 50불 또는 융자기간 전체에 걸쳐 무려 1만6325불이나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이저 은행들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폭을 전폭 반영하지 않았다. CBA 은행은 모기지 표준변동금리를 기준금리 인하폭의 대략 절반인 0.13%포인트만 낮추었다. 기업대출 금리도 0.13%포인트만 인하키로 했다.

NAB는 이보다 더 적게 반영해 모기지 표준변동금리와 기업대출 금리를 불과 0.10%포인트만 낮추기로 했다. NAB와 CBA는 2주 반 후인 오는 19일부터 이를 시행한다.

ANZ 은행은 표준변동금리를 5.25%로 0.12%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새 금리는 NAB와 같고 CBA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다. ANZ은 경쟁사보다 1주 빠른 12일부터 적용한다.

4대은행의 마지막 주자인 웨스트팩은 모기지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차입자에게는 0.14%포인트, 이자만 갚는 무원금 대출 차입자에게는 0.10%포인트만 반영하기로 했다.

적어도 1개 중소은행은 기준금리 인하폭을 전폭 반영했는데 100% 고객 소유 은행인 Bank Australia는 모기지 표준변동금리를 4.74%로 인하했다.

메이저 은행들은 대신 정기예금 가입자들의 금리를 높여주는 등 저축자들에게 다소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CBA는 1, 2, 3년 만기 정기예금의 신규 가입자에게 금리를 최소 0.5%포인트 인상하고 ANZ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0.60%, 2년 만기 정기예금은 0.75%포인트 각각 올리기로 했다.

웨스트팩은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약 0.5%포인트 인상하며 NAB는 오는 8일부터 8개월 만기 정기예금 신규가입자에 대해 종전보다 0.85%포인트 높은 2.9%의 스페셜 금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하 단행 후 중앙은행이 발표한 성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붐을 이루고 있는 호주 동부해안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어조가 누그러졌다는 점이다.

시드니 주택가격이 연간 9.1%나 상승했다는 부동산시장 조사분석업체 코어로직의 1일 발표와 상충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글렌 스티븐스 중앙은행 총재는 "가격이 올해 보통 정도(modestly)로만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부해안 도시들의 아파트 건설붐이 향후 2년간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이것이 가격에 하강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맥락에서 지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주택 목적의 대출 증가가 올해 약간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것은 이번 금리인하가 주택시장의 위험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금리인하를 "맡아놓은 당상"이라고 지난주 강력히 예측했던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중앙은행 성명의 이같은 어조가 오는 2017년 중반까지 기준금리 1%로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금융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호주화를 약화시키고 물가상승률을 높이기 위해 금리인하를 사용하는 것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가 주택가격 상승을 부채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모두가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CBA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블리스 씨는 "주택시장이 이번 금리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확신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장황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점은 두고 볼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02 Aug 2016 /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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